티스토리 뷰

반응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여류작가 프랑스아즈 사강의 작품입니다. 줄거리와 작가의 작품세계, 감상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줄거리

중년의 폴과 로제는 사귄 지는 오래되었지만 아직 결혼 전인 커플입니다. 폴의 연인인 로제는 폴과의 연애 중에도 다른 여자와의 하룻밤을 찾는 자유로운 남자죠. 그런 로제의 모습에서 폴은 항상 고독을 느끼며 생활합니다. 폴은 실내 장식가로 일하면서 업무 차 베시의 집을 방문하게 되고 그곳에서 베시의 아들인 젊고 멋진 변호사 시몽을 만나게 됩니다. 시몽은 폴에게 첫눈에 반하고 적극적인 애정 표현을 하며 폴에게 다가옵니다. 폴은 신비로운 느낌의 시몽과 시간을 보내며 행복해하면서도 불안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시몽은 폴에게 브람스 연주회에 함께 가자며 브람스를 좋아하냐고 묻습니다.  프랑스 사람들은 대개 '브람스'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브람스 연주회에 갈 때 꼭 상대에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고 합니다. 여기서 시몽의 질문은 자신을 좋아해 줄 수 있느냐는 질문과 같은 것입니다. 폴은 그 질문을 받고 혼란스러워하고 로제와의 불안한 관계 때문에 시몽과 브람스 연주회를 가게 됩니다. 스물다섯 살의 시몽이 서른아홉 살의 폴을 사랑하는 설정은 실제로 작곡가 요하네스 브람스가 그의 열네 살 연상의 연인 클라라 슈만을 짝사랑한 것에서 인용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시몽은 매력적이고 젊고 능력 있는 사람이지만 폴은 시몽의 사랑 앞에서도 결국 로제에게 돌아가고 맙니다. 폴은 로제처럼 시몽의 뜨거웠던 사랑도 언젠가 식을 것이라 여겨 시몽을 떠나 로제를 선택한 것은 아닐까요?

 

작가의 작품세계

 

프랑스아즈 사강은 1935년에 프랑스 카자르크에서 태어나 1951년 파리로 이사하여 소르본 대학에서 공부하였습니다.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이고 작가로 데뷔하며 필명을 사강으로 바꾸었습니다. 19세의 나이에 쓴  첫 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프랑스 문단에 커다란 화제를 몰고 왔고 문학비평가상을 받았습니다. 1959년에 발표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극히 작가다운 스타일을 정립하는데 충분한 소설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사이에 두고 남녀 주인공들을 통해 미묘한 심리를 예리하게 표현하였으며, 작가만의 냉정하고 대담한 시각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거침없이 표현하여 독자들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의 제목에서 문장부호가 물음표가 아니고 말 줄임표로 끝나야 한다고 강조하였는데 이야기가 뻔한 전개나 예상되는 결말이 되지 않는다는 작가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작가에게 "사랑을 믿느냐"는 질문에 작가 자신이 믿은 것은 열정뿐이고 그 이외에 것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대답하며 사랑이 영원하지 않고 덧없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작가가 작품 속에서 집중하는 것은 변하기 쉽고 불안정하며 미묘한 사람들 사이의 감정입니다. 한편으로 작가는 '매혹적인 작은 악마'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마약 중독과 도박에 많은 재산을 탕진하기도 하였습니다. 80년대에 재기에 성공하여 친구인 미테랑 대통령을 도와 정치에 참여하기도 하였으나  미테랑 대통령의 퇴임 후 마약 소지 혐의로 체포되었습니다. TV 인터뷰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 말로 논란의 중심이 되었죠. 그 이후 재산을 모두 몰수당하며 어려운 생활을 하던 작가는 2004년 심장과 폐질환으로 숨을 거두었습니다. 두 번의 이혼과 마약, 도박, 알코올 중독으로 피폐한 삶을 살면서도 소설을 비롯하여 희곡, 시나리오 등의 다양한 작품들을 꾸준히 출간하였습니다. 프랑스아즈 사강의 소설들은 남녀 사이의 심리를 통해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며 기질과 운명의 관계를 확실히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의 뻔한 결말이 아니라 독자의 허를 찌르는 각성의 결말로 다시 한번 작가만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감상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고전적이면서도 흔한 세 남녀의 사랑이야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 폴은 과연 누구를 선택할까 궁금해하며 읽게 됩니다. 이상적인 선택은 시몽이었겠지만 폴은 로제를 기다리며 소설은 결말을 맺습니다. 폴은 왜 시몽을 선택하지 않은 것일까요? 작가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고작 2년 정도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는 관념에서 폴은 신선함보다는 익숙함을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의 결혼으로 상처를 받은 작가로서 사랑은 예리하고 미묘한 감정이라  시간이 지나면 변해버리고 만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죠. 폴은 로제를 선택했지만 과연 행복할까요? 각성의 엔딩을 보여주는 작가의 선택. 그래서 프랑스아즈 사강의 작품은 매력적입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