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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여서 좋은 직업>을 쓴 권남희 작가는 할머니가 되어서도 번역을 하고 싶다는 번역가입니다. 작가에 대해 소개하며 번역가의 삶을 들여다 보고 감상을 적어보겠습니다.
작가 소개
권남희 작가는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서 오가와 이토, 무라카미 류, 히가시노 게이코, 무라카미 하루키, 미우라 시온 등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번역해 왔습니다. 번역을 하면서 간혹 에세이도 쓰는 작가이기도 합니다. 혼자서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지만 여행도 많이 하고 국카스텐의 진정한 팬이어서 국카스텐의 서울콘서트는 한 번도 빠짐없이 관람하였다고 합니다. 작가는 딸과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고 강아지와 고양이 모두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직접 쓴 저서로는 <번역에 죽고 살고>,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혼자여서 좋은 직업>이 있고 번역한 책으로는 오가와 이토의 <달팽이 식당> , <츠바키 문구점>, 무레 요코의 <카모메 식당>, 히가시노 게이고의 <숙명>등 다수의 작품이 있습니다.
번역가의 삶
작가는 잘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고 심지어 운전도 못한다고 합니다. 또,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덕분에 외국어와 책 읽기, 글쓰기를 잘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PC나 인터넷도 없던 시절부터 30여 년간 번역을 한 전문 번역가의 삶은 단순하고 담백합니다. 번역을 많이 하다 보니 작가에게는 번역가가 되고 싶다는 독자들에게 이메일을 자주 받곤 하는데 메일로 받은 질문들을 소개합니다. 1. 번역을 하면서 가장 기쁘고 보람된 것은 무엇인가요? 2. 번역가가 되려면 외국어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이어야 하나요? 3. 번역가가 되려면 따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4. 번역가가 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5. 번역가가 꿈이긴 하지만 10년 안에 완벽한 자동 통번역 기술이 도입되고 최첨단 AI의 출연으로 인간의 모든 언어를 다 이해해서 번역가란 직업이 사라진다는 데 작가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아니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든 질문의 종류는 거의 비슷하다고 합니다. 답변을 하자면 좋은 작품을 의뢰받았을 때 가장 기쁘고 딸이 엄마를 번역가로서 인정해 줄 때 보람을 느끼며 원서를 한 권 바로 읽어낼 수 있을 정도의 외국어 실력이 필요하며 번역가가 되기 위해 따로 준비할 것은 바로 많이 읽고 많이 쓰는 것이라고요. 꿈이 번역가인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돈을 많이 벌긴 어렵지만 번역한 책이 경력이 되는 좋은 장점이 있다고 답장을 보낸다고 합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여의치 않아 번역이나 해볼까 하는 사람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번역가의 꿈을 키워 온 사람이 훌륭한 번역가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합니다. 마지막 질문의 대답으로는 인공지능이 아무리 진화해도 문학은 번역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합니다. 책을 읽고 번역하는 것이 직업이어서 거의 휴일이 없는 것이 단점이지만 번역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의 말은 진심입니다. 행복도 포화 상태가 되면 죽을 것 같은 때가 온다고 하는데 그럴 땐 가장 좋아하는 책을 조금씩 읽는다고 합니다. 전문 번역가는 번역하는 시간보다 책을 읽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실인데 번역 마감이 가까운 촉박한 시간에도 번역하고 있는 책과 관계없는 책을 읽는 것은 머릿속을 충전하기 위한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합니다.
감상
번역가의 삶을 책을 통해 들여다보았습니다. 번역가라고 하면 우리와 거리가 멀고 시간에 얽매이고 마감에 쫓기는 삶을 살 것 같았는데 어렵고 복잡한 번역가의 삶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생활 속에서의 번역가의 삶을 따라가며 때로는 웃고 공감하게 하는 따뜻한 글들이 있어서 좋았던 책입니다. 다른 나라 언어로 쓰인 글을 우리말로 번역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일 텐데요. 그런 일을 하기 위해서는 많이 쓰고 많이 읽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기회였습니다. 혼자여야만 할 수 있는 일이니 어찌 보면 힘들 수 있지만 여럿이 함께하는 것보다는 혼자만의 조용한 작업이 꼭 필요한 것이 번역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혼자만 할 수 있는 일은 조용하고 외로울 수 있겠지만 일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나름의 방식을 찾는다면 더할 나위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